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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전을지대학병원 파업, 사회적 책임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칼럼) 대전을지대학병원 파업, 사회적 책임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 전남식 성서대전 실행위원
  • 승인 2020.12.23 18:00
  •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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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식 성서대전 실행위원
전남식 성서대전 실행위원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전국이 패닉 상태다. 전국 확진자 숫자가 하루 평균 천 명대를 넘어섰다. 병실은 물론이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이런 현상은 지방이 훨씬 심각하다. 각 지자체는 병동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심지어 경기도는 대학교 기숙사를 병동으로 대체하고, 서울은 서울의료원 공터에 컨테이너 병상을 설치했다. 위급 환자를 위해 병상 374개 중 119개를 내놓은 남양주의 한 병원 이야기는 이런 난국에 훈훈한 위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대전 상황은 정반대다. 대전을지대학병원이 지난 12월 7일 파업에 돌입한 이후 협상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간 코로나 확진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어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지만 22일부로 대전도 35명의 확진자가 나와 대전시가 비상이다. 이런 상태로 며칠 지나면 의료 대란은 피할 수 없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대전을지대학병원 파업은 며칠 만에 결정된 일이 아니었다. 지난 6월부터 13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으나 단 한 개의 조항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9월에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후 보름간 진행된 조정도 무위로 끝났다. 그러자 노조 측은 조정기간을 보름 정도 더 연장했으나 그 역시 결렬되고 말았다. 결국 노조는 10월부터 합법적 파업에 돌입 할 수 있는 파업권을 얻었으나 코로나 시국으로 2개월을 더 연장하면서 수차례 협상을 시도하였고, 지난 12월 4일에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다행히 합의가 잘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측이 이를 하루 만에 거부하고 도리어 체불임금의 포기를 서면으로 요구하는 등, 중재를 나섰던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들까지 기만하는 행태를 보임으로 끝내 파업으로 치닿고 말았다. 체불임금 포기는 노동조합이 대표로 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측이 무리한 요구를 함으로써 파업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7일 파업이 시작되면서 병원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코로나 19 선별진료소를 선제적으로 중단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의식해 며칠 후 운영을 재개했다. 십수 년간 임금이 전국 최저인 상태에서 노조 설립 이후 10%대의 높은 임금인상을 4년간 지속해 왔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임금 수준임에도 사측은 4년간의 임금 인상율만 내세우며 대우해 줄만큼 해줬다는 논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다양한 형태의 임금 체불이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병원 시설에 투자해야 할 수익을 의정부 병원 신축에 쏟아 부으면서 정작 대전 병원의 의료 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노조의 요구 조항의 핵심은 사측이 그동안 했던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순수익 측면에서 전국 대학병원 6위, 지방에서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전 시민의 큰 호응을 통해 성장해 온 대전을지대학병원은 수익금을 병원 시스템과 직원 처우 개선, 인력 충원을 비롯한 복지와 환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재투자하는 대신 지난 의정부 신축 병원에 사용하였다. 그러면서 체불 임금 지급조차 해결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양질의 인력들이 병원을 떠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5년차 이하 간호사들이 대부분으로 보통 1~2년 일을 배우고 떠나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환자 만족도는 매우 낮을 수 밖에 없고 의료 사고의 위험도도 높은 실정이다.

​대전시는 지역 자금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지역 화폐인 온통대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대전시의 정책에 대전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 대전을지대병원이 지난 40년 간 이 지역의 굴지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런데 지난 수년 간 막대한 자금이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을 왜 대전시는 방관하고 있는지 개탄스럽다. 게다가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서 병상 확보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대전시가 지난 수개월 간 노사간의 협상이 결렬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방관 하고 있는 모습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모든 병원은 비영리 법인이다. ​병원은 특정 소수의 사적 소유물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공적 자산, 즉 공공재인 것이다. 국민들이 영리병원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다. 만약 사측이 편법적으로 병원을 사유화하고 영리 수단으로 삼는 것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이번 파업에서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조차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동안은 직원들이 병원을 떠났지만 이후로는 대전 시민들이 등을 돌릴 것이다. 전국 대학병원 6위는 수익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의료 수준도 그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가 급하다. 사측은 즉각적으로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하며, 대전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노사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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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소 2020-12-24 19:50:01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정말 특별한게 아니라 당연한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파업사태를 방치하는게 정말 무책임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네요

수수방관 2020-12-24 14:32:54
글을 읽어보니 을지대학병원이 참 문제가 많은데...
하루 이틀 이렇게 해온건 아닌 것 같고...
도대체 대전시, 대전노동청은 뭐하고 있는거요??
그 흐름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할 판에
너무 수수방관하고 있는건 아닌지..
아님 을지재단 조차 대전시, 대전노동청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것은 아닌지.. 정부기관의 무능력함에 마음이 갑갑합니다..

전산실 2020-12-24 12:52:45
병원 컴퓨터 좀 바꿔라. 진짜 거지 같아서 일하기 넘 힘들다. 40억 벌었음 투자도 하고 나눠라.

이사장 2020-12-24 12:51:05
박사장이 똥을 제대로 안치우니 똥파리가 낄때 안낄때를 모르고 설쳐대지. 박사장 이젠 구시대적 사고 방식을 벗어 던져야해. 그러다 망하는거 한순간이다.

너무해 2020-12-24 08:15:22
을지..수익을 대전을지 장비사고 건물 확장에 투자했다고????
그거 알아?
을지에 제대로 된 컴퓨터 하나가 없다는걸...
환자들도 컴퓨터 보면서 요즘도 이런 컴퓨터 쓰는데가 있냐고 놀랄정도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가렸다고 안보일거라고 믿는 병신들...
노조가 있어 그나마 을지수준 끌어올린거야
능력도 없고 찌찔하기 짝이없는 을지관리자들 안 짤리고 월급도 올려준거고..
절을 해도 시원찮을판에
나쁘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