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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로 자연의 순리를 배우는 금산 '별무리학교'
모내기로 자연의 순리를 배우는 금산 '별무리학교'
  • 전남식 기자
  • 승인 2018.05.29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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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과 자연의 순리를 배우는 장
노동을 통해 생명 존중, 감사, 책임감을 배울 수 있어

2001년 8월에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기독교단체인 교사선교회 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별무리학교’가 요즘 모내기로 바쁘다.

별무리학교 모내기는 이번이 두 번째로 공동체가 함께 몸으로 배우는 체험 현장이다. 아이들 모두가 모내기에 참여하는 이유는 마을이 학교고 학교가 마을이기 때문이다.

별무리 학교는 충청남도 금산 소재에 있는 별무리마을 내에 있는 학교로 전원마을사업 일환으로 정부와 금산군의 지원을 받아 조성된 마을과 학교가 공존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학업과 노동, 배움과 농사를 병행한다. 너도나도 대학 입시에 매몰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 학교가 있어서 그들을 만나보았다.

‘비알뉴스’는 이달 화제의 인물로 별리학교에서 교사로 근무 중인 강신만 교사를 만나 별무리학교 모내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강신만 교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전남식(이하 ‘전’) : 학생들과 모내기를 하는 모습이 정말 진귀한 장면 같은데요. 이 일을 언제 시작하신 건가요?

강신만(이하 ‘강’) : 작년에 시작해서 올해가 두 번째입니다.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모내기를 하였습니다.

: 직접 손으로 모내기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아이들이 논 진흙바닥에서 즐겁고 신나게 친구들과 머드 체험을 하며 모를 심을 수 있습니다. 핸드폰과 컴퓨터 게임, 책과 문제집만 주어진 아이들 손에 흙의 부드러움, 물의 차가움, 태양의 뜨거움, 바람의 시원함, 그리고 옆 친구와 함께 이 모든 것을 공유하며 노동하고 있다는 공동의 기억은 그 어떤 교육보다도 의미있고 유익한 배움이라 생각해서입니다. 혼자하면 분명 힘들고 지치고 어렵습니다. 시간도 더디 가죠. 그러나 함께 더불어 모내기를 하는 이 시간은 재미가 있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이 여기저기 생겨납니다.

: 협동이나 자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일은 모내기 외에도 다른 것이 있는데 굳이 모내기를 선택한 이유는?

: 모내기는 옛어른들이 협동과 공동체성을 후대에 물려주셨던 오래된 지혜가 함축된 삶의 현장이자 교육의 현장입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학생들이 모판을 준비하는 일에서부터 심는 마지막까지, 그리고 기르는 하루하루 논에 물대고 물빼는 것에서 추수하는 마지막까지 햑생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려 합니다. 모내기만 참여하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책임감과 자연의 순리를 어떻게 따르며, 그 안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건강하고 건전하게 영위할 것인가를 따지며 고민하는 아이들로 커갔으면 합니다.

: 농사를 통해 아이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 단순히 수확물을 얻기 위한 농사는 아닙니다. 생명을 키우는 일련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생명에 대한 존중, 감사, 책임감 등을 노동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몸으로 익힌 배움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습니다. 점수로 계산되지 않는 소중한 삶의 배움과 지혜인 것이지요. 몸으로 참여하는 모내기를 통해 공동체 교육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신만 교사(목사)부부는

현재 금산의 별무리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두 아들 강한성 군과 강건 군은 홍성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농사를 배우고 있다. 강목사는 그의 페이스북에 “대학보다 대학다운, 대학넘어 대안을 살아가고, 대학입학보다 더 힘든 결정을 해야 하고 대학생활보다 더 깊은 사유와 통찰을 바탕으로 삶을 살아내는 곳. 스펙보다 관계, 명성보다 일상, 헛똑똑이보다 바보이반, 대기업보다 공동체, 뿌듯하다. 보내길 잘했고 지금까지 이만큼이나마 걸어오길 잘했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강신만 목사 가족
강신만 목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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