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을 맞이해 동구의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인 산내곤룡골을 찾아갔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이곳에서는 6.25 당시 산내곤룡골에서 억울하게 사망한 민간인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열린다.
찾아간 곤룡골 현장은 관리가 안되는듯 잡초가 많이 자라있어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곤룡골에는 약 3,000여명의 희생자가 아직도 지하에 묻혀있다.
6.25전쟁이 발발한지 3일 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동년 7월 17일까지 이곳 곤룡골에서 3차에 걸쳐 국민보도연맹원과 대전형무소 재소자들이 아무런 법적절차 없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당했다. 이 과정에서 아무 잘못이 없는 민간인들도 함께 이곳에서 이유없이 학살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런 사실은 1999년 12월 미국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학살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 문서에서는 1,800여명이 사살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학계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7,000여명이 학살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 발굴된 유골들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2007년 정부에서 한차례 진행된 발굴작업에서 34구의 유해를 발견됐고, 2015년 민간에서 진행된 발굴작업에서는 18구의 유해를 발견됐다.
학살지가 1km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극히 일부의 희생자만이 빛을 본 것이다. 특히 유해 바로 옆에서 탄두와 탄피가 발견되면서 확인 사살까지 한 정황도 포착됐다.
국가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은 아직 곤룡골 지하에 묻혀있다.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이들을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다. 이들의 억울함과 슬픔은 언제 해소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성한 잡초는 이날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말끔히 정리되었다. 다가오는 27일에 곤룡골에서 '산내 학살사건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