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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유명 작가 소만 〔봄이와3〕 ‘독박 말고 독립’ 출간
웹툰 유명 작가 소만 〔봄이와3〕 ‘독박 말고 독립’ 출간
  • 전남식 기자
  • 승인 2021.07.04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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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가사분담’은 가능할까?”

대전 동구의 자랑인 웹툰 작가 소만이 “육아빙자 인생만화” <봄이와 시리즈> 3권을 출간했다.

육아와 가사를 여성의 일이라고 당연시했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부부가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이상을 따라가기 버거운 실정이다. 그래서 포기할 것인가? 소만 작가는 1,2권에 이어 3권에서 더욱 심도있게 이 문제에 천착한다.

그는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가사분담’은 가능할까?”라는 질문으로 <봄이와3>를 시작한다. 실제로 봄이와3 <가사분담>편은 SNS에서 200회 이상 공유되며 시작부터 화제가 되었다. 그만큼 동시대 육아하는 부부들이 비슷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책은 주인공(봄맘, 정연)이 남편의 실직 과정에서 겪게되는 실존적 불안, 전업주부에서 워킹맘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직장일과 가사,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고단함 등을 세밀하게 다룬다.

또한 가사분담으로 인한 남편과의 갈등, 부부 관계와 소통의 어려움,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남편 '봄빠'는 악역을 맡게되지만, 사실 이것은 봄빠라는 한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동시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인식의 문제'다. 댓글에 표현된 수많은 독자의 공감과 분노는 그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소만 작가는 가사와 육아는 출근도 퇴근도 없는, "24시간 신경쓰기 노동"이자 "육체 노동이자 정신 노동"임을 지적한다. 가족의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평등한 가사노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이 만화는 세 살 봄이가 커가는 성장과정, 그 과정을 지켜보는 양육자의 기쁨을 유쾌하게 다루면서도 이러한 주제를 심도있게 이어간다.

지난 6월 통계청은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380만원이며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25%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것은 수치 발표에 불과할 뿐, 가사노동은 여전히 GDP에 포함되지 않고 있으며 무급의 가사노동은 여전히 당연시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쯤 가사와 육아를 노동으로 인정할 것인가, 그리고 가사노동에 대한 대가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만화를 보면서 이 문제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된다.

“돌보는 이들이 멸시받지 않기를, 일하는 엄마들이 비난받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단순히 소망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하느라 종종 자존감이 바닥나는 무급의 가사노동이 '보이는 대가'로 존중받기를, 삼중 사중으로 고단한 워킹맘들의 삶이 평등한 가사노동으로 해방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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