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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도심 중구 "주상복합 투기특구"로 전락하나?
대전 원도심 중구 "주상복합 투기특구"로 전락하나?
  • 황준환 기자
  • 승인 2022.07.20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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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토백화점 세이는 매각, 복합상업시설 예정 폐건물은 용도변경 재건축
- 실현되면 대형백화점은 0개, 상업영화관은 1개... 지역소멸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 있어야
대전 중구 유일 대형백화점 백화점세이 @ 황준환 기자
대전 중구 유일 대형백화점 백화점세이 @ 황준환 기자

대전 원도심인 중구가 최근 "주상복합 투기특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에 몸살을 겪고 있다.

대전 중구가 중앙로, 서대전역 등 대표 상권 한복판이 잇따라 주거시설로 도배되고, 상권의 중심인 대규모 복합상업시설마저도 주상복합 아파트로 전환되며 지역의 자족기능이 사라지는 위기를 겪고 있다. 충남도청 이전 이후 동력을 잃어 장기간 침체된 지역 상권이 코로나19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유동성 공급으로 열이 오른 공격적인 부동산 투자에 휩쓸려 주거시설로 전환되며 발생한 문제다.

- 당장 중구를 상징하는 상권인 중앙로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중앙로 상권 북측의 선화동은 독자적인 상권 기능을 잃어버리고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밤이면 불이 켜진 곳이 드물 정도로 쇠퇴한 선화동 상권은 하천변 외곽 지역에서부터 주거시설이 들어오고 있다. 상업용지에 건축할 수 있는 주상복합의 형식이지만, 건축사부터 실질적으로 아파트에 가깝다며 홍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상권 기능이 크게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중심 상권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 복합상업시설로 계획되었으나 잇따른 건설사 부도로 현재까지 미완공 폐건물로 방치되고 있는 구 메가시티 건물은 지난 19년도에 공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아 상권 부흥에 기여할 것이라 예측되었으나, 철거 후 주상복합 아파트로 재시공한다는 건설사의 발표가 나온 이후 주변 상인들을 중심으로 극렬한 반대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대전시 차원에서 상업용지의 주거용지 용도변경이 발표된 상황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 이러한 추세로 인해 일각에서는 당장 유일한 브랜드 백화점인 NC백화점의 존립도 위태로운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 위기는 서대전역이 위치한 대전 서부권 상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대전의 유일 향토백화점 브랜드였던 문화동 백화점세이는 금년 7월부터 철수 절차에 들어간다. 복합문화시설이 부족한 중구에서 유일한 대형백화점으로 존재하며 지역민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코로나19와 신세계백화점 개업 등의 잇따른 악재로 정상 영업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부동산자본에 인수되는 안타까운 비극을 맞이했다. 백화점세이 측에 따르면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고별행사를 진행한 뒤 본관 영업을 종료한다고 했으며, 향간에서는 재건축 상황에 맞춰서 별관 세이투도 수 년 내로 영업이 금방 종료될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철거 후 해당 부지에는 주상복합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백화점세이가 위치한 중구 서부권역은 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에 비해 주거지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주민의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황으로, 지역민들은 백화점세이 영업 중단이 주거가치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유일한 복합문화시설인 백화점세이가 사라진다면 문화생활을 위해 멀게는 가수원까지 이동하게 될 상황이라며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에 지역 주민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전 중구 목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앞으로 중구에서 무얼 할 수 없을 것 같다. 변변한 상업시설이 없어서 사실상 중구 북부권 지역은 둔산동 상권에 의지하고 있는데, 그나마 있던 백화점도 사라지면 도대체 중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나. 아파트만 즐비하고, 도시계획이 총체적으로 잘못된 것 같다"고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대전의 중심이었던 중구가 과연 상업시설 감소로 대표되는 소멸 위기로부터 회생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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