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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동체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
(특별기고) 공동체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
  • 양금화 마을활동가
  • 승인 2024.01.22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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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화 마을활동가

"공동체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지만,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

먼저, 대전에서 공동체 활동은 어떤 흐름 속에 있는지부터 정리해 본다. 대전에서 공동체 운동을 활동의 영역으로 처음 펼친 것은 2006년의 ‘마을 도서관 만들기’라 할 수 있다. 마을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작은 도서관 운동’이 시작되었고, 마을의 젊은 주부들이 자원활동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후 대전시는 사회적자본이 풍부한 사회를 만들어 공동체 의식을 높여나가면 사회적 비용이나 경제비용을 줄일 수 있고, 더욱 성숙된 사회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2013년에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 마을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진행되었고, 2020년부터는 각 자치구로 옮겨 추진되었다.

그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마을활동가’들이 탄생했다. 마을활동가들은 생활권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고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활동과 사업을 했고, 늘 공동체성과 공공성, 공익성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한 예로 2019년 코로나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마을활동가들은 면 마스크를 만들어 착용하고 주변 이웃들과도 나눔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이 활동은 공동체로 확산되었고 공식적으로 42일간 16,000개 정도를 나누었다. 이 당시 마을활동가들은 ‘나만 잘하면 돼, 나만 아니면 돼’ 했던 나 중심의 사고에서 우리가 함께 이겨내는 방법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되새겼고, 공동체가 갖고 있는 회복탄력성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공유 문화 확산과 공유 공간(시민공유공간 32개 조성)의 확대, 주민자치 활동 등 마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며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가는 자치활동으로 이어졌다. 이 10년의 활동은 주민을 성장하게 하고 공동체를 활성화시켰다. 그렇게 신뢰의 사회적자본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2024년 세수가 준다며 공동체 활동을 축소시키는 환경으로 대전시 정책이 바뀌었다. 2024년 대전시 예산은 6조 2천억 원 정도이다. 예산안 중에 작년 대비 15%이상의 증감이 있는 곳을 확인해 보았다. 대전시 소관 위원회별로 나누어 볼 때 15% 이상 증액된 곳은 4곳이고 감액된 곳은 6곳이다.

공동체와 관련된 곳을 다시 들여다보면, 대전시 소통정책과의 예산은 2023년 53억 3천만원에서 29억 3천만 원으로 23억 9천만 원이 감액되어 44.89% 줄었다. 그중 공동체 역량강화 지원은 2023년 42억 7천만 원에서 2024년 18억 6천만 원으로 24억 원이나 감액되었다.

감액의 주이유는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폐쇄로 인한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축소이다. 이 사정은 구청으로 내려가도 마찬가지다. 서구청도 공동체 중간지원기관의 위탁 종료를 기점으로 재위탁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겠다며 시가 보조하는 3,000만 원 외에 마을공동체 활성화 예산은 책정되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공동체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공동체 정책이 퇴보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공동체와 마을활동가들은 2023년 11월 ‘대전공동체비상회의’를 발족했다. 대전공동체비상회의는 우선적으로 지역공동체 관련 정책 축소와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공동체 정책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동 행동의 날’을 진행하여 대외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더불어 지역공동체 관련 정책 및 예산 원상복구를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또, 해체 위기의 공동체들은 연대와 협력을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해 포럼도 열고 있다.

경제가 불황으로 치닫고 나라는 긴축재정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서로는 하나로 뭉치고 서로를 위하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배웠고 익혔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는 마을에서 협력하고 협동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이겨내며 극복해 가야 한다. 마을활동가 10년의 경험으로 보건대, 어려운 상황과 마주할 때 흩어지는 마음은 한마음이 되고 공동체의 힘은 발현되었다.

함께의 힘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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