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이라는 긴 교직 생활을 끝내며 퇴임식 자리에 선 임홍택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한 마지막 가르침이 공교육 위기의 시기에 울림이 되고 있다.
매서운 날씨에 찾은 대전 동구 소재 대성여자중학교 교무실에서 만난 임 교사는 정년 퇴임을 한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얼굴이었다. 환하게 맞아주는 얼굴에 주름이 보이질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보낸 35년 세월의 보상인가 싶기도 하다.
임 교사를 만나게 된 것은 그의 교직 생활 35년간의 여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본인의 상장과 당시의 기념품들을 전시해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전시물에는 학생들과의 세월의 흔적을 담겨있다.
자료들은 다양했다. 30년 전의 교내 상장부터 대통령 훈장, 기념 패치, 제자들이 받은 상장, 학생들과 함께 한 친환경 활동, 코로나 기간 동안 학생들이 착용한 마스크까지 종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본격 인터뷰를 진행하며 35년 세월 중에 후회되는 것과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물었다. 임홍택 교사는 그때그때 더 최선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퇴임식에서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긴 세월 동안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한 것은 여러분들과 선생님들과 ‘관계’가 좋아서다. 관계가 좋아지려면 상대를 알아야 한다. 알면 공감하고 베풀고 배려하고 사랑하게 된다. 알지 않고 보기만 하면 비난하게 된다”
후배 교사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에 대한 질문에는 조심스러워하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교과 수업은 기본이고, 전인교육을 위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이들은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평생을 살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임 교사는 교육 현장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전인교육은 학교 교육만 가지고는 힘들다”면서 “학생 인권과 교권 침해 같은 것도 서로 몰라서 일어나는 것이다. 학교에서 서로를 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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